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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도 처음엔 부자들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주식 비중이 높을 거라 막연하게 믿었습니다. 그런데 실제 데이터를 들여다봤더니 전혀 달랐습니다. 순자산 상위 1% 가구의 자산 중 주식이 아닌 부동산이 무려 82.9%를 차지하고 있었고, 주식은 생각보다 훨씬 작은 비중에 불과했습니다. 더 흥미로운 건 '상위 1% 주식 비중 7.9%'라는 수치가 사실 다른 집단의 숫자였다는 점입니다.
상위 1% 자산구조, 알고 보니 숫자가 뒤섞여 있었다
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. 자료를 찾다 보면 '대한민국 순자산 상위 1%'와 'KB 한국 부자'가 마치 같은 집단인 것처럼 혼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. 그런데 이 두 집단은 기준 자체가 완전히 다릅니다.
NH투자증권이 국가데이터처의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, 2025년 3월 말 기준 순자산 상위 1% 가구의 진입 기준은 약 34억 8천만 원입니다. 여기서 순자산이란 총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실질적인 보유 가치를 의미합니다. 즉 부동산을 10억 원어치 가지고 있어도 담보대출이 9억 원이라면 순자산은 1억 원뿐인 셈입니다. 이 기준으로 상위 1% 가구의 평균 총자산은 약 67억 4천만 원, 평균 순자산은 약 60억 8천만 원으로 추정됩니다(출처: NH투자증권).
반면 KB금융이 말하는 '한국 부자'는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보유한 개인을 기준으로 합니다. 여기서 금융자산이란 예금, 주식, 채권, 펀드, 보험 등 현금화 가능한 투자성 자산을 가리킵니다. KB는 이들을 전체 인구의 약 0.93%인 약 47만 6천 명으로 추정했는데, 숫자로만 보면 '상위 1%'와 비슷해 보이지만 단위부터 다릅니다. NH는 가구 기준, KB는 개인 기준입니다. 부채 반영 여부도 다르고, 자산의 종류도 다릅니다.
제가 처음 이 자료들을 봤을 때 무심코 같은 집단으로 읽었는데, 들여다볼수록 전혀 다른 두 모집단이었습니다. 이걸 구분하지 않으면 숫자를 제대로 해석할 수 없습니다.
- 순자산 상위 1% 가구: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 기준, 가구 단위, 진입선 약 34억 8천만 원
- KB 한국 부자: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보유 개인 기준, 약 47만 6천 명
- KB 설문 대상자: 금융자산과 부동산자산 각각 10억 원 이상인 개인 — 주식 비중 7.9%는 이 집단의 수치
주식 비중 7.9%의 진짜 의미, 부동산 83%가 먼저다
NH 분석에 따르면 순자산 상위 1% 가구의 총자산 구성은 부동산 82.9%, 금융자산 15.3%, 기타자산 약 1.8%입니다. 전년도에 부동산 비중이 79.2%였던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늘어난 수치입니다. 제가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좀 당황했습니다. 주식과 코인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해 온 저로서는 부동산 83%라는 비중이 체감이 잘 안 됐습니다.
여기서 한 가지 더 짚어야 할 게 있습니다. 금융자산 15.3%가 곧 주식 15.3%는 아닙니다.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금융자산은 입출금·예치식 저축, 저축성·보장성 보험, 주식·채권·펀드, 전·월세보증금까지 포함하는 넓은 개념입니다. 쉽게 말해 전세 보증금도 금융자산으로 잡힌다는 뜻입니다. 그러므로 평균 총자산 67억 4천만 원에 15.3%를 곱한 약 10억 3천만 원 안에는 예금, 보험, 주식, 채권뿐 아니라 보증금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. 이 금융자산 안에서 주식만 따로 얼마인지는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(출처: 하나금융경영연구소).
그렇다면 자주 언급되는 '주식 7.9%, 평균 8.9종목'은 어디서 나온 숫자일까요. KB금융이 금융자산과 부동산자산을 각각 10억 원 이상 보유한 부유층을 대상으로 별도 설문을 진행한 결과입니다. 이 집단의 총자산 구성을 보면 부동산 54.8%, 금융자산 37.1%로, NH가 분석한 순자산 상위 1% 가구와는 구성 자체가 다릅니다. 포트폴리오 다각화(diversification), 즉 자산을 여러 종류에 나눠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이 KB 설문 대상자들 사이에서 더 뚜렷하게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.
KB 설문 대상자의 주식 투자 행태를 보면 평균 8.9개 종목을 보유했고, 국내주식은 평균 5.8개, 해외주식은 평균 4.9개였습니다. 선호 업종은 반도체·디스플레이, IT·소프트웨어, 인공지능 순이었고, 해외주식 투자 국가에서는 미국 비중이 53.6%로 가장 높았습니다. 삼성전자나 엔비디아 같은 특정 종목별 보유 비중은 공식 보고서에 나오지 않습니다. 업종 수준까지만 확인됩니다.
자산배분 원칙, 비중 따라 하기보다 구조를 배워야 한다
제가 이 자료를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이것이었습니다. 부자가 되는 과정과 부자가 된 이후의 자산관리 방식은 다르다는 것. 순자산 상위 1% 가구가 부동산에 80% 이상을 배분하고 있다고 해서 지금 당장 저도 같은 비중으로 맞춰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. 이미 상당한 자산을 축적한 상황에서는 수익률을 극대화하기보다 자산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 목표가 되기 때문입니다.
하나금융 2026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를 보면 흥미로운 방향이 보입니다. 조사 대상 부유층에서 최근 5년간 부동산 비중이 63%에서 52%로 줄고, 금융자산 비중이 35%에서 46%로 늘었습니다. 또 2026년에는 응답자의 38%가 금융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계획이라고 답했고, 최선호 금융상품도 예금에서 ETF로 바뀌었습니다. 여기서 ETF란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는 펀드를 말하는데, 특정 지수나 업종을 따라가면서 개별 종목보다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.
그런데 이게 NH의 상위 1% 분석과 모순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. NH는 부동산 비중이 오히려 늘었다고 하는데, 하나는 금융자산 비중이 늘었다고 하니까요. 제 경험상 이런 경우는 대부분 집단 자체가 다른 겁니다. NH는 전국 표본의 실제 자산 구성을 추정한 것이고, 하나·KB는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보유자를 대상으로 투자 행동과 계획을 설문한 것입니다. 같은 부유층처럼 보여도 누구를 봤는지가 다릅니다.
제가 앞으로 실천하려는 방향은 비중을 따라 하는 게 아닙니다. 자산배분, 즉 하락장에서 버틸 수 있는 현금성 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확보하고, 시장이 흔들릴 때 추가 매수할 유동성을 남겨두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. 저는 그동안 성장주와 코인처럼 변동성이 큰 자산에 집중했고, 수익이 날 때는 좋았지만 조정장에서 손실 변동성을 그대로 감당해야 했습니다. 부자들의 수치를 그대로 복사하기보다, 이해할 수 있는 자산에 집중하면서도 리스크를 분산하는 원칙을 먼저 갖추는 것이 지금 제 단계에서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.
- 현금성 자산(유동성): 하락장에서 버티고 추가 매수 기회를 잡기 위한 여유 자금 확보
- ETF 활용: 개별 종목보다 변동성을 낮추면서 업종·지수에 분산 투자
- 자산배분 재검토: 수익률보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변동성의 범위를 먼저 정하는 것
자주 묻는 질문
Q. 대한민국 순자산 상위 1% 진입 기준이 얼마인가요?
A. NH투자증권이 국가데이터처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, 2025년 3월 말 기준 순자산 상위 1% 가구의 진입 기준은 약 34억 8천만 원입니다. 순자산은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이므로, 부동산을 많이 보유해도 대출이 크면 이 기준에 미달할 수 있습니다. 전수조사가 아닌 표본조사 기반의 추정치라는 점도 함께 감안해야 합니다.
Q. 부자들 주식 비중이 7.9%라는 게 맞는 말인가요?
A. 수치 자체는 맞지만, 적용 대상을 정확히 해야 합니다. 이 7.9%는 순자산 상위 1% 가구 전체의 수치가 아니라, KB금융이 금융자산과 부동산자산을 각각 10억 원 이상 보유한 부유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입니다. 일반적으로 상위 1% 전체의 주식 비중이라고 알려져 있지만, 실제로는 다른 집단의 숫자입니다.
Q. 부자들이 삼성전자나 엔비디아를 얼마나 보유하는지 알 수 있나요?
A. 공식 보고서에서는 특정 종목별 보유 비중을 공개하지 않습니다. KB 보고서에서 확인되는 것은 업종 수준까지로, 반도체·디스플레이, IT·소프트웨어, 인공지능 관련 업종 선호가 높다는 정도입니다. 삼성전자, SK하이닉스, 엔비디아, 애플 등 개별 기업의 보유율이나 보유 금액은 현재 어떤 공식 자료에서도 확인되지 않습니다.
Q. NH 분석은 부동산 비중이 늘었는데, 하나금융은 금융자산 비중이 늘었다고 합니다. 어느 쪽이 맞나요?
A. 두 결과 모두 각자의 조사 범위 안에서는 맞습니다. NH는 전국 가구 표본의 마이크로데이터에서 순자산 상위 1% 가구를 추출해 실제 보유자산을 분석한 것이고, 하나금융은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보유자를 대상으로 투자 의향과 변화 방향을 설문한 것입니다. 집단과 방법론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부유층처럼 보여도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습니다.
결론
제가 이번에 정리하면서 가장 크게 바뀐 생각은 이것입니다. 수치를 보기 전에 그 수치가 누구의 숫자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것. '상위 1% 주식 비중 7.9%'는 그 자체로 맞는 말이지만, 적용 집단을 잘못 읽으면 완전히 다른 결론으로 이어집니다.
실제로 순자산 상위 1% 가구의 자산 구조는 부동산 약 83%, 넓은 의미의 금융자산 약 15%입니다. 이들이 부동산에 압도적으로 집중하는 건 이미 자산을 충분히 쌓은 뒤에는 수익률보다 자산 보전과 유동성 확보가 우선이기 때문일 겁니다. 지금 제 단계에서 그 비중을 따라 하기보다는, 변동성이 큰 자산을 보유하면서도 하락장에서 버틸 수 있는 구조, 즉 현금성 자산과 안전자산을 함께 갖추는 자산배분 원칙을 먼저 세우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. 앞으로는 수익률만큼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유동성 관리를 같은 무게로 다루어 나갈 생각입니다.